이게 얼마만인가...!!!
어쨌든 오늘 그곳에 가면서도, 솔직히 후기가 나올 게 있겠는가... 의심을 품고 있었는데 나름 보고할 만한 나들이가 되었기에 글을 남깁니다.
제가 그곳에 도착한 시각은 약 6시 무렵이었으나, 같이 보기로 한 분과 연락을 위해서는 죽은 폰을 살려야겠기에 약속시간까지 30분동안 휴대폰을 충전했습니다. 폰을 들고 시청앞 광장으로 걷는데 갑자기 '거위의 꿈'이 들립디다? 어? 모다? 이건 오퐈가 부르기로 한 노래돠? 바뀌려는 신호등 앞에서 절대 뛰지 않는다는 신조를 버리고 우다다다 달렸더니 오퐈가 몸매 후덕한 분과 함께 리허설을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제 각도에서는 아주 꿋꿋하게 털빵챙모자를 쓴 오퐈의 뒷모습만 보였기 때문에, 그냥 그 팔목과 종아리는 예전과 비슷한데... 확인하는 선에서 그를 보냈습니다.
...네, 저 사실은 오퐈가 얼마나 쪘는지 검사(!)하러 갔습니다....;;;
아시다시피 오늘 기상조건은 좀 좋지 않았죠. 비가 오더군요. 긍정적이 되려고 노력했지만 아저씨의 계산착오로 허접한 비옷을 개당 3천원이나 주고 샀는데 국방부에서 공짜 우비를 막 던져주면 사람이 긍정적이 되는 데에도 한계가 있지요... 팬수는 아주 많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 원정오신 분들이 누구 팬을 막론하고 좀 많았구요. 오퐈 팬은 갤러들을 중심으로 약 10여 명 넘게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미리 입수한 정보대로 오퐈는 붐의 오프닝과(전체적으로 공연이 지난 번 일산에서의 공연을 살짝 축소한 버전? 매우 흡사) 앤디 이병의 손발 오그라드는 솔로곡이 있었고, 그 뒤에 이어진 것이 앤디 이병과 선임병들이 함께 부르는 '으쌰으쌰'. 미안하지만 선임병들이 더 잘 부르더군요!!! 이 노래는 오퐈가 2001년 여름에 뮤뱅에선가 특집 무대에서 부른 적이 있는 추억의 노래라 파자마 입고 샤방샤방 귀여운 9년 전 오퐈를 떠올리며 신나게 따라불렀습니다. 그리고 으쌰를 부른 사람들 중 목소리가 유난히 튀던 분이 박완 뮤지컬 배우 겸 팝페라 가수라나, 하여간 그분이 나와서 지킬앤하이드의 레파토리를 하나 불렀어요. 뮤지컬 배우의 특유의 무대매너가 대단하더군요. 의상도 매우 성의 있게 갖췄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쨌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님! 왜냐면! 오퐈가 그 아저씨랑 거위 듀엣을 할 거니깐!!!
거위의 꿈이 시작된 후에 자기 파트 때 중간에 걸어나왔습니다. 매우 긴장을 했어요. 리허설 때도 그런 기색이 있었지만 어찌나 쫄아 있던지. 후임병은 너무 느긋느긋하고 ㅋㅋㅋㅋ 그래도 목소리 곱고 노래도 잘 해냈고요, 노래 망친 것 같아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그리구 선물♡ 지겹긴 한데 날씨랑은 잘 어울리고 오늘은 키도 비겁하게 낮추지 않았으므로 용서♡
오퐈가 이젠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망설임없이 자리를 떴는데, 팬들이 퇴근하는 오퐈를 볼 수 있지 않겠느냐 해서 무대 뒤쪽으로 반신반의하며 몰려갔습니다. 그런데... 이미 갔나 하고 웅성거리던 우리 시야에 오퐈가 나타났습니닷! 홍보원 분인지 매니전지 하여간 남자 하나를 끼고.. ㅋㅋㅋ 기다리던 장소에서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오퐈는 광장을 가로질러 길가에 주차해놓은 차로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수니들은 아쉬운 마음에 축지법을 쓰듯 빨리 걷는 오퐈를 추접하게 쫓아갔습니다. 광장이 좀 넓다 보니, 오퐈 궁뎅이 정말 오래 따라갔네요... 오퐈 엉덩이를 이렇게 원없이 본 건 아주 오랜만이거나 처음인 것 같아요!!! 노래 잘 했다는 어느 팬의 말에 삑사리 났다며 아쉬워하는 오퐈는 부지런히 차로 갔습니다. 그런데 정말 뛰는 한국빠 위에 나는 일본빠 있더군요. 차 앞에는 이미 서너 명의 해외팬이 대기 중 ㅋㅋㅋ 오퐈는 차에 올라탔고, 바로 부웅~ 떠나고 싶었지만! 그렇지만!!! 옆에는 국군방송의 차 한 대가 병렬주차되어 있어 갇힌 형국! 막고 있는 차를 해결하기 위해 매니저 역할의 동행인이 사라지자 오퐈는 굶주린 빠순이들의 시야 안에 갇혔... ㄲㄲㄲㄲ 차유리를 내리고 뭐라뭐라 말하자 여자들이 한꺼번에 머리를 착 갖다대는 장면은 너무 웃겼어요! 소음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의견이 분분한데, "빨리 가서 방송 해야 한다"와 "빨리 제대하여 만나고 싶다" 같은 쓸데없는 멘트들이었다고 추정되고 있어요.
오퐈의 턱 주변은 매우 애매한 느낌을 던져주고 있었고, 상체 중 배 부분도 좀 모호했습니다. 푹 눌러쓴 모자 때문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얼굴 보고 최면 걸리기'도 잘 되진 않았어요. 그래도 그 문제의 사진보다는 매우 양호하고, 지난 초봄에 본 모습하고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차에 갇혀 가까이에서 보이던 오퐈 얼굴은요...
그거 아시죠.... 뭐랄까,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게 하는 그런 얼굴이에요. ㅋㅋㅋㅋ
아, 진짜 신비하다니까!!!
어쨌든 오퐈 무사퇴근하셔서 다행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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