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퐈가 스페셜 MC를 보신다기에(게다가 아무런 공지도 없는 걸로 봐서 개떼 MC가 아니란 것 알고는) 불타는 빠심으로 등촌동을 향했습니다.
동방신기, 신화 없고… 단지 두려운 것은 토니였지만 컴백이기에 당연히 사전일테니 유니 중에 앞번호만 차지하면 무난히 들어갈거라 예상, 9시 30분에 가기로 했지요.
유엔 컴백 때 9시경에 온 소녀가 1등이었단 전설(!)이 있는지라 저희 일행은 정말 여유만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 도착한 우리의 번호는 45~48번 -ㅅ-
최근 들어 20명 안팎으로 오는 팬들, 오늘 왠일인지 8,90명은 온듯 하더이다.
녹화 시작 30분 전까지 우리는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로 상당히 가슴을 졸였었고, 간사한 빠순심에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리기를 반나절, 겨우 이수영과 권민중 등등을 응원해 주는 조건으로 스탠딩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고, 뭔들 못하겠습니까… 빠순이 들어갈 수(오퐈 볼 수) 있다는데…ㅠ_ㅠ
그러나 들어간 후 경악했다는… -_-
우리의 자리입니다. -_-
MC 앞 좌석이나 스탠딩도 아닌 한쪽 구석탱이 빈 공간(평소엔 사람 안들여 보내는 공간)에 유니들은 반대쪽 구석이 아닌 것에 안도하며(소박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랍니다) 벌레처럼 바글거리며 자리잡았습니다.
너무나 밀착하고 흥분한 유니들은 손에 든 풍선 간수를 잘 못해 여기저기서 펑펑 소리를 내며 터뜨렸고 급기야 주의까지 받았다는…-_-;;
녹화 시작 직전에야 들어온 김군은 우리 앞 무대를 외면한채 우릴 피해 MC석으로 향했습니다.
TV에서 보신대로 검은색 상의에 청바지, 리멤버 복장 그대로 MC석에 오른 김군, 착하게도 오랜만에 공개홀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꾸벅꾸벅 인사도 잘해주더군요.
그러나 그것을 시작으로 우리의 각종 태클과의 사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춘자 : 개떼 백댄서 때문에 오퐈 안보임
거미 : 무대 위의 소품 덕에 오퐈 안보임.
혜령 : 스모그와 꺼진 조명도 모자라 세명의 코러스가 우리 앞에 버티고 서서 가림.
케이팝 : 심각하게 변한 유빈이 엉덩이에 바지 씹혀 시선 분산시킴.
유엔 : 오퐈 궁딩이만 실컷 봄. 살 하나 없이 쭉 빠진 힢선과 다리는 사랑스러웠으나 얼굴못본 것을 위로해줄 정도는 아니었음.
더 트렉스 : 사전인데 뭐 하러 나와서 우릴 괴롭히시는지…ㅠ_ㅠ
이수영 : 개떼 오케스트라의 압박. 더군다나 MC석 불 들어올 때 그 많은 오케스트라가 우리 앞을 가리며 이동해서 유니의 미움을 샀음. 특히 H모양 “빨리가, 빨리가”를 큰 소리로 외쳐 오케스트라 단원 한명은 화들짝 놀라 쳐다봄.
플라워 : 가수도 아니고 기타리스트가 오퐈 가림.
동방신기 : 오늘 유일하게 이뻤던 가수. 지난주에 사전녹화하고 미국 감.
린 : 오퐈를 가리지는 않았으나 노래가 너무 김. 혹시 4절까지 있는 노래 아닌가 싶음.
토니 : 풀과 나무 등 무대장치의 압박. 게다가 사전녹화분 나오는 동안에도 안내려가고 버티다 스텝이 내려가라고 해서 겨우 내려감.
권민중 : 역시나 백댄서의 압박. 댄서 중 한명 뱃살이 상당하셨음.
유진 : 역시 개떼 백댄서들이 거슬리긴 했으나 갠적으로 좋아해서 참을만 했음.
저 수많은 태클을 피해 본 오퐈는… 박한별과는 거의 말을 안했고 대본 연습은 민망할 정도로 안하시고 좁은 MC석을 배회하셨으며 문자질을 하셨습니다.
결국 우리는 보이는 것에 만족했고 뒤편의 소녀들은 어둠을 뚫고 굉장한 시력과 상상력을 발휘, 중계를 시작했습니다.
“이쪽 보고 웃었어”
“문자 보낸다”
“물 먹어”
“꺄아~”
등등…
그렇게 한시간이 후딱 가고 네티즌송을 발표하는 시간, 박한별 아듀 무대 때문인지 가수들이 죄다 올라와서 아예 우리 시야를 가립디다. ㅠ_ㅠ
더 트렉스 정말 미워요. 15센치 넘는 통굽 신발까지 신어 정말 오퐈 머리 끝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덕에 박한별 운 것도 집에 와서 티비 보고 알았다는…-_-
각종 태클 때문에 힘들었던 방송이 끝나자 우르르 무대를 내려가는 가수들, 오퐈 그 무리에 섞여서 다행히 우리 앞을 지나 퇴장하시더군요.
평소와는 달리 천천히 우리 앞을 지나가는 오퐈, 제 눈엔 슬로우 비디오 같아 보입디다.
게다가 답지 않게 마치 누군가를 찾듯 바글거리며 무대에 붙어선 팬들을 한사람 한사람 봐주며 인사하기까지…ㅠ_ㅠ
우리 쪽에 선 유니들 그 뜻밖의 성은에 초흥분 상태가 되어 밖으로 나왔답니다.
공개홀 밖에 풍선을 든 유니들이 길거리 앞으로 길게 쭉 늘어져 서있는데 왜케 뿌듯한 기분이 들던지…
유치한 거 같지만 역시 팬클럽의 힘은 뭐니뭐니 해도 머릿수죠…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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