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테인먼트 | 탁진현기자] '식물성 꽃미남' 김정훈이 변했다. MBC-TV 수목드라마 '궁'(인은아 극본·황인뢰 연출)에서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왕자 율을 맡아 부드러운 미소를 선보이던 김정훈이 강한 눈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궁'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율이 왕위를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왕권과 채경을 사이에 두고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된 김정훈은 현재 드라마 시청률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만큼 김정훈은 어깨가 무거워졌다.
"처음에는 웃기만 했는데 지금은 시니컬한 면도 보여주고 있어요. 감정대립이 본격화 되면서 이제는 제가 극을 끌고 간다는 것이 부담도 되지만 재밌어요"
김정훈이 맡은 율은 부친 이수(효열황태자)의 죽음으로 황태자 자리를 신(주지훈)에게 빼앗긴 비운의 왕자. 극 초반에는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지난 16일 방송에서 부친의 추존의식을 치르고 왕권을 되찾을 발판을 마련했다.
"율은 순수하고 자유롭고 잘 웃는 성격이에요. 그러나 어머니의 야망 때문에 자신의 생각도 변해가죠. 특히 채경을 보면서 연민이 사랑으로 변하는 것이 피해의식으로 나타나요. '채경이 원래는 내 약혼자였는데..나는 신이처럼 저렇게 하지 않을 텐데' 이런 것들이 합쳐져 야망가로 변해가요"
이런 김정훈이 앞으로 보여줄 모습은 지금까지 선하게만 보였던 순수한 왕자가 아닌 악역.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비열함까지 보여준다.
"왕권에 도전한다는 건 정당성의 문제인 것 같아요. 정당성만 있다면 제가 실제 율의 입장이라도 자유로운 삶 대신 목숨을 걸고 왕권을 차지할 겁니다. 단순히 야망 때문에 왕위를 찬탈하는 것이라면 그 마음은 금방 수그러들겠죠. 그러나 율은 '궁'에서 나오는 해방 이후 조선의 법에 따라 황제가 될 수 있는 정당한 권리가 있어요. 그러나 저는 율처럼 비열하게는 하고 싶지 않아요"
그 과정에서 김정훈이 풀어야할 숙제는 율이라는 인물에 대한 공감이다. 왜 율이 이렇게 변해야만 하고 이럴 수 밖에 할 수 없었는지 말이다.
"갈수록 악해지지만 완전히 악한건 아니에요. 그래서 처음엔 더욱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율이 19살 이전에는 어떻게 살았는지 자세히 안 나왔거든요. 그런데 만약 아버지 없이 살아왔다면 본성이 착해도 독한 마음 생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적인 것 같아요. 현실적이고 다중적인 모습들이 다 드러나니까요"
김정훈은 이런 율의 모습이 많이 공감이 간다. 자신은 물론 누구나 어떤 사람에게 천사처럼 혹은 악마처럼 대할 수 있는 그런 모습들이 잠재의식 속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훈은 이성 문제에 있어서는 율과는 정반대라고 손사레를 친다.
"율은 집착이 지나쳐요. 스토커 기질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로요. 저 같았으면 율처럼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마 마음속에서만 고민하고 포기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았겠죠"
그래서 율은 몰랐던 사실을 상대에게 말해서 이간질도 한다. 그러나 채경은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더욱 멀리할 뿐. 이에 율은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입어 더 악해진다. 어찌보면 상당히 슬픈 캐릭터다.
김정훈은 "결론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율이 극을 치닫고 폭주할 지도 모르겠어요"라고 살짝 귀띔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선과 악은 내재돼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겉으로는 악인이지만 악인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겠죠. '궁'을 보신 분들은 율의 그런 마음을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악한 모습을 하다가도 어머니가 자살할까봐 뛰어가는 율의 약점들처럼. 이렇게 율이 악인일 수 밖에 없는 필연성과 인간성을 감안해서 봐주셨으면 해요. 미움받기 싫은데 걱정되네요"
김정훈은 본격적인 연기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김정훈은 그 동안의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에 부담이 컸단다.
"최대한 담담하고 자연스러워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율이 무엇이고 어떤 사람인지도 많이 연구했고요. 그러니 무엇보다도 이런 모습을 시청자들이 이해해준다면 목적달성은 했다고 생각해요. 큰 욕심보다는 율을 잘 표현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사진 | 서울=김용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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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뭔짓을 해도 이쁘단다...어찌 미워하겠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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