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 김정훈 "연기는 내 운명"
UN 해체 후 당분간 공부 전념 생각 중 좋아했던 만화 '궁' 출연 제의받아
극중 이율역에 빠져 온몸 열연
내년 2월 방송예정으로 촬영 중인 MBC TV 새드라마 <궁>(극본 인은하, 연출 황인뢰)에서 왕자 '이율' 역으로 출연중인 전 UN의 멤버 김정훈.
스물다섯 김정훈에겐 이번 드라마는 단순히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치열한 20대의 삶을 살고 있는 젊은이의 모습을 이 드라마 속에 쏟아붓고 있다. 밤샘 촬영 후 피곤함이 뚝뚝 묻어나는 얼굴로 나타난 그는 '율'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예전의 환한 꽃미남으로 변했다.
남성듀오 UN으로 데뷔한 지 5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부족함을 느꼈다.
"2002년 SBS TV 시트콤 <오렌지>에 출연하면서 노래 외에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는 그는 그동안 영화 <까불지마> 등을 통해 연기자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여러 가지 문제로 UN 해체를 결심하면서 김정훈은 당분간 공부에만 전념하려고 했다. 그러던 차에 황인뢰 PD로부터 <궁> 출연제의를 받았다. <궁>은 만화를 좋아했던 그가 이미 만나 보았던 작품. 만화 속 '율'이라는 인물에 마음을 빼앗겼던 차에 황 PD의 제안은 그에게 '운명'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물론 부담도 되고 불안감이 있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자신을 배려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것에 힘을 얻고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
김정훈은 지금 율에 빠져 있다. 왕위를 버린 비운의 왕세자의 아들로 태어나 극중 채경(윤은혜)과의 운명적인 만남, 자기에 대한 연민과 악인이 될 수밖에 없는 아픔 등에 공감하며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율이라는 인물을 그려내고 있다. 스스로 아직 연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조급함은 없다.
"아직 연기는 배워가는 과정이며, 표현하고 완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전제작으로 촬영 중인 이번 드라마는 지금 30％ 정도가 진행됐다. 윤은혜 주지훈 송지효 등 신인들이 주인공을 맡아 부담이 되긴 하지만, 비슷한 또래들이라 편하고 즐겁게 촬영한다고 한다. 상대역 윤은혜는 나이답지 않게 핵심이나 본질을 꿰뚫는 능력을 지녔다고 칭찬한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하는 비슷한 상황 때문인지 동질감을 많이 느껴 함께 연기할 때가 가장 편하다고 한다.
극중 어머니로 나오는 심혜진에 대한 첫인상은 세련되고 예리하다는 느낌. 하지만 촬영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자상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부쩍 가까워졌다. 얼마 전 찍은 함께 쇼핑을 하는 장면에선 다정스럽게 팔장을 끼고 연인과 같은 모자간의 모습을 금방 연출했다.
하고 싶었던 연기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비록 UN이라는 팀은 해체했지만 가수에 대한 열정은 가지고 있다. 가수로서 외국 진출에 대한 꿈과 우선 이번 <궁>에서 O.S.T로 가수 김정훈을 사랑하는 팬들을 만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앙대학교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있는 김정훈은 바쁜 일정에 학교를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재택수업 등을 통해 학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멀게 내다본 자신의 인생에서 지금 선택한 길이 후회스럽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나의 10년 후를 본다면 여유롭고 안정적인 편안한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밝히는 그에게서 새로운 도전 속에서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글.사진=김민규 기자 <mgkim@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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