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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9 09:59:46, Hit : 401, Vote : 0)

[기사] 김정훈 “석달간은 나쁜남자로 기억해 주세요”

김정훈 “석달간은 나쁜남자로 기억해 주세요”

[일간스포츠 2007-01-29 09:01]

[JES 김성의.이영목] “김정훈 니 흰 가운 좀 빨아 입으래이. 왜케 더럽노. 다음 시간에 그 따위로 입고오면 마이너스 점수 각오해.”

<마녀유희> 촬영장 한켠에 놓인 소품용 의사 가운. 김정훈은 “문득 서울대 치의예과 생물학 실험 수업을 받다가 혼나던 때가 생각났다”고 했다.

98년 꾀죄죄한 실험용 흰색 가운을 입고 동기들과 열심히 필기하며 평범한 치의학도를 꿈꾸던 시절. 아침 잠이 유독 많았던 학생 김정훈은 지각과 준비물 챙겨오지 않기로도 단과대에서 유명한 ‘꽃미남’ 괴짜였다.

김정훈이 4년 만에 또 다시 흰가운을 입는다. 물론 이번엔 연기자 김정훈이라는 이름표를 달고서다. SBS TV 새 수목극 <마녀유희>(극본 김원진. 연출 전기상)에서 흉부외과 의사로 출연하는 김정훈을 만났다.

이래서 사람의 운명은 알 수 없다고 하는 걸까. 김정훈은 “의학 드라마가 아니어서 다행이지. 병원 장면이 그려진 대본을 볼 때마다 움찔한다. 같은 학번 동기생 친구들과 입은 옷은 흰색 가운으로 같은데. 나는 배우고 친구들은 의사가 됐다니 참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98년 서울대 치의예과에 입학한 김정훈은 가수와 연기 활동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2학년 2학기를 마지막으로 2003년 초 자퇴를 결정했다. 안정된 직장과 탄탄대로의 미래가 그를 붙잡았지만. 가슴 속에 꿈틀거린 끼는 그가 평범한 의사가 되도록 가만두지 않았다.

김정훈이 이 작품에서 맡은 역할은 여주인공 마유희(한가인)의 첫사랑인 흉부외과의 유준하. 자신의 성공과 출세를 위해서라면 사랑하는 여자도 배신할 만한 비정한 인물이다.

“처음으로 맡는 악역이다. 원래 우유부단하고 착한(?) 나와는 달라서 요즘 나쁘게 살아보려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까칠하게 대하고 있다.” 옆에 있던 매니저가 요즘 김정훈의 불편한 심기에 고충이 컸는지 “맞다. 그래서였구나”하며 킥킥대며 웃는다.

곱상한 ‘꽃미남’ 외모에서 변화를 주기 위해 김정훈은 요즘 하루 두시간씩 헬스 트레이너와 함께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나는 체질상 살이 조금이라도 찌면 어려 보인다. 워낙 동안인데다 극중 나이가 32~33살로 실제 내 나이보다 많기 때문에 요즘 성숙해 보이려고 잘 웃지도 않는다.”

김정훈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드라마 첫 데뷔작인 ‘궁S’와도 첫 2회 정도 시청률 경쟁을 하게 됐다. “‘궁’에선 율의 성격이 나와 비슷해서 편했다. 의상도 ‘궁중 왕자 옷’을 제작사에서 주는 대로 입었다.”

<마녀유희>에서 김정훈은 평소 거의 입지 않는 넥타이에 정장. 트렌치 코트 차림으로 등장한다. “매일 결혼식에라도 가는 기분이다. 요즘 드라마 홍보를 하기 위해 이렇게 넥타이 매고 신문사와 방송사를 뛴다(웃음).”

<궁>으로 성공적인 연기 데뷔를 했지만. 가수로서의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지난해 일본에서 ‘정훈’이라는 이름으로 첫 싱글 앨범을 냈고. 2006년 말에는 일본 도쿄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어 3000여 관객들의 뜨거운 갈채 속에 마무리했다. 김정훈은 “인생의 마디마다 했던 중요한 선택들에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석달간은 ‘나쁜 남자’로 기억해 달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김성의 기자 [zzam@jesnews.co.kr]

사진=이영목 기자 [ymlee@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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