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40분 일산 출발 - 9시 25분 펜싱경기장 착석 -
평균 시속 120km로 강변북로를 냅다 달려서 기적같은 시간에 공연장 안으로 들어간 우리는(나와 애제자 미영이) 무대 오른쪽 2층에 자리를 잡고 정훈이를 기다렸죠.
가져간 망원경으로 입장하는 가수들을 보는데 저~어기서 정훈이가 들어오더군요.
그때부터 옆얼굴을 한치도 빼놓지 않고 계속 지켜보았는데 조각도 그런 조각은 누구도 못 만들지싶더군요. (걔네 엄마는 로뎅보다 훨 훌륭한 조각가란 생각이...)
정훈이는 주홍색 장식의 쥬스를 간간히 들이키며 최군과 수다를 많이 떨어서 친해보이기도 하더군요.
좌석 위치상 최군의 등빨에 자주 가려진 쬐끄만 우리 정훈이는 앙쌤처럼 아래위 흰옷을 입고 그 비닐 모자를 쓰고 나왔는데 귀걸이, 시계, 반지가 삼위일체 되어 번쩍거리는게 왠일인지 이뻐보이더군요.
또 잘하는 짖:
엄지로 콧구멍 닦기 4회, 검지로 귀도 1회 후비기 (최군도 귀1번) 추접도 이쁘게...
남들 다 박수 칠때 꼰다리에 깍지 낀 채로 꼼짝도 안하기,
컬트 나올때 긴 목 더 길게 빼고 히죽거리기,
트롯 메들리할때 유난히 설운도 노래를 조아라하며 박수 치고 오바하기
(라븅 조아저씨때도 배꼽부근에서 대충치더니 설아저씨때는 가슴위에서 2/4박자로 경쾌하게 짝짝!)
근데, 근데, 오늘 입은 쟈켙속에 뭘 입었게요?
집에 와서 tv녹화테잎을 보니 하나도 안보이던데.. 오늘 속에 디따 이뻣어요..
깊이 파인 크로스된 카라없는 검은셔츠에..(그렇게 파진 옷 입은건 처음 본 듯) 유난히 반짝거리는 목걸이.. 그리고 드러난 매끈한 맨목에 자연스럽게 감은 검은 타이가 쟈켙 사이로 드러날때... 그 이쁜 목선과 만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가슴팍같은 윗가슴이 드러나면서 .... 아!!! 죽다 살아났어요...
그걸 다 가리고 노래하다니!! 한번쯤 오픈해줄것이지... 무심한넘.
또, 최군은 중간에 오른쪽에 자리잡은 팬클럽 보고는 손인사를 잠시하던데 얘는 얄짤 없고(무심해서 더 멋지더라..)
또, 유니애들도 우끼더라고요
중간에 앙쌤이 시상하러 왔다가 들어가는데 유니 팬클럽 애들이 어찌나 공손히 인사를 하던지 지네
학교 교장쌤한테도 그렇게 공손하게는 안할것같더군요. 디게 우꼈어요..
또, 효리팬들이 저 뒤에서 효리짱! 효리짱! 난리를 치니까 뒤돌아 보면서 최군과 다정하게(아주 많이 다정하게, 질투날 정도로..) 귀속말을 하던넘이 바로 옆에서 유니들이 유엔 짱! 이렇게 소리 질러대도 절대 못들은척 하고.. 할튼 못됬어! (못되니까 더 멋지더라...)
난 쑈도 하나 못보고 이 모든걸 2층에서 망원경으로 미동도 않고 계속 지켜보고 있었죠. 스토커같이...
(그래도 정훈이 보는게 백배 더 재밌더라... )
또,혹시나 본상 받을까 기다렸는데 마지막으로 조매실하고 신화넘들이 받고선, 구부정하게 앉아있는 애들한테 내년에 꼭받자!!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흑..
대상받은 효리가 앵콜할때 앉아있던 테이블에서 또 다시 그 멋진 쟈켙속 가슴팍과 매근한 목을 보여주며 일어선 정훈이는 군중들 사이를 가르며 참새때들 사이로 지나가는 백조처럼 우아하고 귀족적으로 공연장을 빠져나가는데 어깨를 흔들거리지 않고 걷던 모습이 어찌나 늠름해보이던지.. 얘가 이젠 기집애 같아 보이진 않고 진짜 남자로 보이더란 말입니다...
오늘 공연 간다고 자랑했더니, 그런데 가면 고생하고 개미만큼 작게 보인다며 말리던 수많은 내 제자놈들(얘들은 화랑 얘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신라 화랑 복장에 깃털꼽은 관을 쓴 정훈이가 홀로그램으로 보인다는 놈들임) 니들 다죽었어!
오늘 정훈인 아주 이뻤고, 앞으로도 난 망원경 들고 모든(?) 공방을 다닐것을 굳게 맹세했는데...
팔에 알이 배겨서 쫌 아프다.
정훈아 주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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