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인기듀오 UN 출신의 ‘꽃미남’ 김정훈(25)이 내년초 방송되는 MBC 드라마 ‘궁’(인은하 극본·황인뢰 연출)을 통해 연기자 변신에 마침표를 찍을 다짐이다. 2002년 SBS시트콤 ‘오렌지’를 통해 연기에 첫발을 내딛었던 그는 이후 영화 ‘DNZ비무장지대’, ‘까불지마’ 등을 통해 꾸준히 연기자 변신을 시도했지만 기대했던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인기만화를 원작으로하는 ‘궁’에서 그가 맡은 왕자 ‘이율’이야말로 김정훈에게 딱 맞는 캐릭터라는 평가를 얻으며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다. 가수에 이어 연기자로도 성공시대를 노리는 그의 ‘출사표’를 들어본다.
－‘율’은 어떤 인물인가?
극초반 누구한테나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캐릭터다. 취미가 식물에 물주기, 책보기일 정도로 정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어머니(심혜진)의 야망을 깨닫고, 또 채경(윤은혜)에게 호감과 연민을 느끼면서 극의 중후반부에는 야망을 가진 인물로 변해간다. 극 초반부 율의 캐릭터를 묘사하는 것으로 대본에 ‘식물성 미소’라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요즘은 웃고 있는 모습을 항상 연습한다. 밥을 먹을때도 눈은 웃고 있다.(웃음)
－첫 드라마 출연인데?
시트콤도 하고 영화도 했지만 이렇게 작품의 캐릭터에 집착하기는 처음이다. 실제로 나와 율은 닮은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율은 극 초반부 순수하고 착했다가 나중에는 냉소적인 면이 부각된다는 점에서 이중적인 인물이다. 나도 데뷔 초기 순수하고 착하고 애교도 많을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요즘은 차갑고 무뚝뚝하다는 말을 많이 들으니 이중적이다. 율처럼 욕심이 많은 면과 허무주의자인면도 닮았다. 실제 고2때는 허무주의에 빠져 우울증을 앓은 적도 있었다.
－‘궁’의 주역(김정훈, 윤은혜, 주지훈, 송지효)들이 모두 신인급 연기자들이다.
그래서 많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서로 문제점이 있으면 지적해주고 좋은 면은 칭찬하면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맏형으로서 촬영 외적인 부분에서는 최대한 내가 망가지려고 한다. 촬영장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다. 내가 제일 실없는 소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혼자 말하고 혼자 웃으려니까 힘들다.
－‘프란체스카’가 어머니로 나온다.
내가 좀 연기력을 쌓아서 함께 연기했다면 ‘연상의 여인’으로서도 만날 수 있는 분인데 어머니로 출연한다는 게 실감이 안난다. 심혜진 선배님은 몸매관리를 너무 잘하신 것 같다. ‘프란체스카’때문인지 촬영장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분이기도 하고…. 카메라나 대사에 대해 조언도 많이 해 주셨다.
－가수와는 영원히 결별인가?
가수를 하면서 고개를 돌려보니 하고 싶은 게 많았다. 특히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잘 마련되지 않았다. 지금은 가수에 대해 ‘정리의 시간‘을 갖고 있다. 요즘 내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연기를 하면서 거기에 몰두하고 있지만 아직 (가수에 대한)열정은 남아있다. 그렇지만 지금 그 열정을 표현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한다. 가수를 할때 좋아해주신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나 가수로서 외국진출에 대한 욕망은 아직도 있다.
－연애해야할 나이 아닌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뜻 모를 불안감이나 부담감이 있었다. 마음이 준비가 안 돼 있어서인지 누구를 만날 여력이 없었다. 차라리 혼자서 게임을 하는 게 더 마음이 편했다. 고 2때 앓았던 우울증이 대학교 1학년때도 재발할까봐 불안했다.
－연예인에게 제일 무서운 게 우울증인가?
고 2때 우울증이 생긴 것은 물리 과목 때문이다. 물리를 공부하는데 도저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가슴에 울렁증이 생기고 이유도 없이 불안했다. 6개월정도 물리에 투자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우울증도 사라졌다.
－근황은?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면서 눈코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 학교(올 3월 중앙대 연극학과 3학년으로 편입)도 휴학을 하지 않고 인터넷 등을 통해 강의를 듣고 있다. 다행히 교수님들이 많이 이해해주셔서 감사하다.
김상호기자 sangho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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