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책없는 오빠 부대인가, 알짜 팬클럽인가?
스타 서포터스, 아줌마 팬덤
'어느날 문득, 필(feel)이 꽂혔다. ' 스타 사랑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는 항변이다.
'배용준은 아줌마들에게 전설이다.' 아줌마 팬들에게 잘하는 배우, 못하는 배우가 엄연하게 존재한다는 뜻이다. '스타가 CF에 출연하면 그 브랜드를 열렬히 구입한다.' 좋아하는 스타가 얼굴을 내밀면, 아줌마들은 바로 경제적 후원에 합세한다.
그러나 '10대가 어지럽힌 문화를 아줌마들에게 떠넘기지 말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10대와 다르다' 는 항변이면서, '아줌마'라는 타이틀 때문에 무시당하기도 하는 그들만의 설움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었다.
지난 2월 14일 토요일. 김래원 아줌마 팬클럽 '래워니와 바람나기'를 이끌고 있는 오정희씨(30)와 이승희씨(47)를 만났다. 두 사람은 '아줌마 팬덤'을 놓고 열변을 토해냈다. 그만큼 열정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최근 '아줌마 부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줌마가 움직이면 스타가 뜬다는 공식이 생겼을 정도다. 그래서 생긴 신조어가 '아줌마 팬덤'이다. '팬덤'이란 팬들의 영향력이 커진 현상을 나타내는 말.
그렇다면 그동안 '팬덤'의 중심이었던 10대들 사이에서 침묵하다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진 '아줌마 팬덤'은 어떤 모양새를 갖추고 있을까. 또 그들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있을까.
아줌마에게 찜당한 스타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현재 아줌마들의 가장 큰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는 배우는 배용준과 김래원이다. 배용준 아줌마 팬클럽 배사아모와 '래워니와 바람나기'가 양대 산맥이다. 두카페 모두 회원수 3000명을 넘어섰다. 3000명이라고 우습게 볼지 모르겠지만, 그 숫자는 10대 팬클럽의 1~2만여 명과 맞먹는 숫자이다.
배용준의 연륜(?)이 있는 만큼 지난해까지 최고 자리를 점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전세가 역전됐다. 래워니와 바람나기의 회원수가 부적 늘어 배사아모를 제치고 회원수 1위에 올라선것. 그 이유는 김래원의 최고 인기작이었던 '옥탑방 고양이'의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
'래원이는 세 파로 나뉘어 사랑받고 있어요. '내 사랑 팥쥐'의 현성파, '눈사람'의 성준파 그리고 '옥탑방 고양이'의 정민파, 이렇게요. 그동안 눈사람파가 가장 많았는데, 최근 '옥탑방 고양이'의 기세가 만만치 않네요.'
아줌마 팬클럽의 회원수를 결정짖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연기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배용준 팬클럽이 '겨울연가'로 활성화되고, 김래원 팬클럽의 성장이 '눈사람' '옥탑방 고양이'등 연이은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이는 아줌마들의 라이프스타일과도 큰 연관이 있다. 아줌마들이 가장 여유있는 시간대가 밤 9시 이후고 그들의 제한적인 취미활동이 바로 '드라마를 보는것'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아무리 잘생겨도 연기를 못하면 '꽝'이라는 공식이 아줌마 팬클럽에 존재한다.
아줌마 팬들의 지지 성향을 보면 어떤 남자가 사랑받는지 알 수 있다. 아줌마 팬들은 김래원, 배용준 외에 '살인 미소' 김재원, UN의 김정훈, 최근에는 권상우, 비를 점찍었다.
배용준은 원조 꽃미남이고 김재원과 김정훈이 꽃미남 계보를 잇는다. 김래원은 자못 다른데, 팬클럽 운영진의 이야기로는 자상하면서 어른같은 면에 매력을 느낀다고 답한다. 연하 사랑이 대세이긴 하지만, 연기만되면 커버할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뜬 권상우, 비를 보면 '몸짱 연예인'이 아줌마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새로 뜬 스타들로 이탈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도 그 수는 소수이고, 빠져나간 회원들도 금세 돌아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아줌마 팬클럽에는 이런 유행어가 생겼다. '나 권상우 보러 잠깐만 바람 쐬고 올게'라는. 아줌마들이 한번 빠진 스타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그들만의 특징이다.
'우리는 10대와 다른다, 10대가 어지럽힌 문화를 아줌마들에게 떠넘기지 마라'
우리는 너희와 달라, 아줌마의 힘
스타를 대하는 면에서, 아줌마들은 10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애전공세, 선물공세 면에서 적극적이다.
용돈을 받아 쓰는 10대들이 종이학을 접을 때, 그들은 경제적 여유를 무기로 고가의 선물을 제공한다. 김치냉장고, 100만원 상품권, 명품 브랜드 등이 그것이다. 한 아줌마는 누구에게 자동차와 아파트 열쇠를 선물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아줌마 팬들은 비난을 받는 대상이 되곤 하는데,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해할 부분이 많다. 일단 고가의 선물을 하는 부류는 극히 일부라는 것, 간혹 아줌마 팬클럽 전체 명의로 큰 선물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회원들이 1~2만원씩 십시일반 돈을 모은 것이다.
그렇다면 아줌마들은 어떤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배용준의 매니저 배성웅씨는 '10대 팬들과 달리 아줌마 팬들은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스타를 관리해주기 땨문'이라면서, '마치 한 가족과 같다'고 말한다.
'물론 요란하고 주책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원래 아줌마들은 잔정이 많잖아요. 팬들 4~5명이 모여 음식 100인 분을 해오기도 하고, 부침개를 해도 100개가 기본 단위죠. 우리 아줌마 회원들은 중산층이 많아요. 생활적으로 안정이 돼 있으니까, 선물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습니다. 약사, 선생님 등 전문가들도 많아서 여러 가지를 지적할 때도 있죠. 한번은 국어 선생님이 기사 나갔는데 오타가 났다며 지적하기도 했어요. 또 하나 특징은 안 좋은 기사가 나도 절대 떠나지 않는다는 점이죠. 10대들처럼 사사로운 감정에 절대 휩쓸리지 않아요. 가끔씩 서로 안부전화를 합니다. 10대들이 '오빠, 사랑해'라고 떠드는 반면, 아줌마들은 '(배)용준씨, 어디 아픈 데는 없죠?'라며 건강을 챙기죠.'
아줌마의 힘은 '공동 기획'으로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배용준의 영화 '스캔들' 상영 전에는 영화관 전체를 빌려 아줌마 시사회를 갖기도 했다. 김래원 팬들은 어떤가. 옥탑방 때는 스태프 전원에게 정성 가득한 도시락을 돌렸고, 영화 '...ing'는 '세 번 보기' 운동을 펼쳤다. 김래원이 모 맥주 CF에 출연하자, 그 브랜드로 옮겼다는 팬도 많다.
아줌마 팬클럽의 가장 큰 불만은 '왜 10대와 우리를 연결짓느냐?'는 것이다. 그런 말을 꺼내면서 '빠줌마'로 불리는 것에 강한 불만을 털어놓는다. 그 만큼 아줌마 팬클럽에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자심감이다. '주책없다' '애들은 언제 보느냐?'는 부분적인 시선에 대해 그들은 할 말이 많다.
'우리는 10대들처럼 맹목적이지도 않고, 우상처럼 떠받들지도 않아요. 스타에 대해 필요할때는 따끔한 지적을 하죠. 또 공부를 하잖아요. 스타를 두고 수다를 떨려면 컴퓨터를 배우게 되고, 나중에는 영상편지를 쓸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늘어 있어요. 솔직히 스타 때문에 모였지만, 계속 모임을 갖는 것은 그 속에 모인 사람들이 좋아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취미생활이 된거죠.'
책[god 스타덤과 팬덤]의 저자인 박은경씨는 아줌마 팬들의 주장과 같은 해석을 내린다.
'아줌마 팬들은 사회적 네트워크가 배우 협소하기가 쉽죠. 아줌마들이 스타의 팬이 되는 것은 사이버상에서 스타를 매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얘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상당수 아줌마들이 자신의 생활 얘기들을 많이 하거든요.'
아줌마들에게 사랑을 받는 다섯 남자 연예인. 배용준, 김재원, UN김정훈은 꽃미남 스타이고, 김래원은 성숙함과 귀여움으로 사랑받는다. 권상우는 '몸짱' 신드롬을 낳았다. 아줌마들의 스타 사랑에도 변화는 있지만 한번찍은 남자를 절대 떠나지 않는 특징을 갖는다.
스타 소속사마다 대접 달라, '배용준은 아줌마의 전설'
최근 래워니와 바람나기에 불미스런 일이 생겼다. 소속사와 아줌마 팬클럽 간에 소송이 벌어진 것. 사건의 발달은 이렇다 . 한 팬이 김래원 집 앞 풍경 사진을 올렸는데, 그 사진에 수많은 답글이 올라왔고 개 중에 성희롱을 연상시키는 문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스포츠지들은 '아줌마 팬 사이버 성희롱'이란 제목으로 기사화했고 아줌마 팬클럽 운영진 두 명을 포함한 30여명이 김래원 공식 팬클럽 '미르'로부터 강제 퇴출을 당했다. 급기야 두 운영진은 소속사를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기로 했다.
'성희롱을 연상시킨다는 그 문구를 모두 아줌마들이 적은 것처럼 매도하지 말라는 거죠. 그리고 사진 올린 팬은 젊은 팬으로 아는데, 그 사람은 어던 제재도 받지 않고 우리만 내쫓는 것은 이해가 안 돼요.'
그들은 이번 사건을 아줌마들에 대한 푸대접으로 간주하면서 섭섭해하고 있다. 사실 소속사측은 공식 팬클럽인 '미르'외에 아줌마 팬클럽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고 덧붙인다.
반면 배용준은 아줌마 팬들의 전설로 불릴 만큼 접대(?)가 좋다고 한다. '배용준씨는 애들 오면 '공부하라'고 돌려보내고, 아줌마들이 오면 깍듯이 반겨주는 것으로 유명해요. 한번은 아줌마들이 공항 마중을 나갔는데, 직접 샌드위치를 돌리기도 했다더군요.'
솔직히 김래원 아줌마 팬클럽 운영진들은 그 같은 모습이 부럽다고 말한다. 소속사의 그런 푸대접이라면 '김래원 아줌마 팬클럽'을 과감하게 폐쇄해버리고 딴 둥지를 틀면 되지 않을까?
'소속사가 강짜를 부리는 거죠. 솔직히 소속사로부터 '정말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만 들으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생각도 있어요. 내성적이라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김)래원이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을 겁니다. 래원이가 대성하는 것을 나이 들면서 함께 보자고 다짐하고 모인 건데, 그 자존심을 버리기도 싫어요. 다른 한편으로 팬클럽 회원들이 너무 좋아서 떠날 수가 없네요.'
이런 의리가 바로 아줌마들의 힘이 아닐까. '아줌마 팬덤'은 지금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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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쉼터에서 퍼왔는데... 분명 공감가는 부분도 있지만 읽을수록 왠지 씁쓸하군요.-_-
근데 오퐈 아줌마팬(사실 여기도 대부분은 아줌마가 아닌 걸로 아는데)이 이런데 나올만큼 많았던가요?
아니면 혹시 여기 식구 중 여성중앙 기자가...? -_-+++++
김래원은 그 사건 이후로 인기 많이 떨어졌다더만...ㅡ_ㅡ;;;(A양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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