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부터 케이블티비가 안 나옵디다.
술 먹고 4시에 들어갔는데(며칠동안 저는 신문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과 함께 귀가한다는 신문파.)
새벽부터 안 나왔는지, 아님 그제 저녁부터 안 나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시간에 에이에쓰 받겠다고 전화할 수도 없고...
며칠 뒤에 있을 오퐈의 "따블"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술 취한 와중에도 걱정스러워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어제 아침, 걔네들 출근했을 법한 시간에 자명종까지 맞춰 놓고 일어나 전화를 했습죠.
그런데 웬 남자 직원을 바꾸더니... 요즘 케이블 공사가 많아서 바로 방문을 못 하겠다는 거예요. (오퐈가 정준하 흉내 내는 버전으로 읽어 주세요. -_-)
전 어제... 거듭된 신문파 생활로 피로가 쌓여 오전 근무 째려고 맘 먹고 에이에쓰를 요청한 것이었는데 말이예요.
그래서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그건 저를 두 번 죽이는 거라고, 내일이라도 나와 달라고, 자꾸 이딴 식으로 방송이 나왔다 안 나왔다 하면 "불안해서" 티비를 어떻게 보냐고... 숨 쉴 틈도 없이 퍼 부으며 노발대발 했답니다.
그 직원은 당황하면서 "티비 며칠 안 나오는 게 그렇게 큰 일이냐?"는 듯한 볼멘 소리를 하더군요. (그땐 이미 꼭지가 돌아서 그 녀석이 무슨 소릴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남.)
우짜둥둥 저는 "직업과 관련된 일이라 새벽이고 밤이고 티비는 꼭 나와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멘트로 마무리를 했고, 결국 오늘 점심 시간에 에이에쓰 약속을 받아내고야 말았습니다. ㅡㅡv
그런데, 오늘 점심때 집에 가 보니... 어제 통화했던 바로 그 녀석이 나와 있더군요. 아... 쪽팔 쪽팔...
제 방은... 회사 책상보다 더 심하게 오퐈의 사진과 액자로 도배가 되어있거든요.
넘버 쓰리의 표현에 의하면 방이 아니라 거의 "사당"에 가깝다는... (쿨럭~)
당황한 녀석이 제게 묻더군요.
"저... 직업이...? 무.. 무슨 일하세요?"
전... 아무 말도 못 하고... 음료수 캔 두 개를 냉장고에서 꺼내 드렸답니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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