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빠인 친구와 점심을 먹으며 이번 뮤지컬에 쳐들인 돈에 대해 열변을 토했는데 내 관람 횟수를 묻더니 실망감을 표하더군요. 넌 직장 있는 차장님이고 난 아니얏!! 눈물을 흘리며 오늘 공연장으로 향했습죠. 제 개인적인 경험(기쁨을 나누고 싶어 친구에게 공연 보여줬는데 친구가 심드렁해서 스크라치 팍!) 상 이번 공연을 머글과 본다면 반드시 1. 불만을 말하지 않을 심성의 소유자 2. 특정한 취향 없이 이런 구경을 즐기는 자 3. 무난단순한 자 이 중 하나에 해당하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조건에 해당하는 우리 올케와 갔는데 아무리 심사과정을 거쳤다 하나 사고가 있을 수 있는 법이라 단단히 일렀어요. 우리 오퐈 까지 마...
오늘 오퐈는 목이 많이 상했어요. 중간 음역대에서 쉰 목소리가 나더군요. 그런데 뭐 수니가 보기엔 목소리가 상했을 뿐 표현이나 음정은 정확했고 고음은 깨끗했어요. 볼륨도 더 커진 느낌. 오늘 여주는 써니였는데 같은 줄에 외로이 소덕이 둥지를 틀고 하염없이 기다리더군요. 나머지 캐스트는 예전과 완전히 동일해서 느낌도 비슷했는데, 브렌다에는 역시 더 어려보이는 써니가 어울려요. 귀척도 잘하고 노래도 좋고 정훈이랑 케미도 더 좋았습니다. 오늘 평일 낮공은 처음이라 관객수나 분위기 걱정했었는데 수도 괜찮았고 호응도 좋아서 기뻤어요. 인터미션 땐 아무래도 수니랑 오퐈 얘기가 하고 싶어서 옆에 혼자 앉은 일본팬과 찬양토크도 좀 했네요. ㅋㅋ
오늘 가장 좋았던 건 굿바이로 꼽겠습니다. 아빠 사망 소식에 흥분해서 칼에게 달려들 때 한 음절을 살짝 더듬었는데 감정 깨지 않고 잘 울고, 잘 이어 불렀어요. 격정적이어서, 지난 공연보다 확 좋다는 느낌에 짜릿했네요. 목이 쉬어 있는 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였어요.
마지막 커튼콜 후 무대 퇴장하는 상황극에서 오퐈 달리다가 자빠질 뻔했는데 안 자빠져서 참 다행. 커튼콜 때 일어서는 관객들이 있어서 용기내어 일어나 기립박수 칠 수 있었던 것도 좋았어요. 소덕 총각 나보다도 일찍 일어나다니 자네 정말 써니 사랑하는구만!
동행도 예의바르게 정훈이 과연 잘생겼고 귀엽고, 눈이 진짜 반짝거려서 신기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당. 첫줄에서 본 오퐈, 여전히 행복한 기분입니다. 그리고 이 후기 폰으로 썼어요. 손가락 마비 와서 이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