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DMZ, 비무장지대’가 한국 개봉에 앞서 일본 관객을 먼저 울렸다
오는 26일 국내에서 개봉되는 ‘DMZ, 비무장지대’(이규형 감독·㈜이규형 시네마 제작)가 9일 오후 일본 도쿄 긴자 마루노우치 도에이 극장에서 월드프리미어를 가졌다. 이번 월드프리미어는 일본의 메이저 영화사인 도에이에서 전격 투자와 배급을 결정하면서 추진하게 됐다. 한국 영화가 개봉전 정식 시사회를 외국에서 먼저 하는 월드프리미어를 갖기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이후 두번째다.
이날 월드프리미어에는 드라마 ‘겨울연가’ 이후 일본 내 한류붐이 한창인 것을 반영하듯 많은 일본 여성들이 극장 앞에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고, 취재진과 관객들로 200여석이 되는 객석이 금세 가득 차는 등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무대인사를 나온 이규형 감독(47)은 “남과 북이 인간적으로 하나가 되자는 테마를 갖고 만들었다”며 영화를 소개했다. 또 “이렇게 일본에서 한국, 일본, 북한 측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한국에서는 마련하기 어려운 자리를 갖게 돼 더욱 의미가 크다”며 소감을 밝혔다.
‘DMZ, 비무장지대’는 1979년 10.26 박정희 전대통령 암살사건 이후 남과 북의 대치가 극에 달했던 시기 비무장지대에서 군복무를 한 이규형 감독의 경험을 그린 자전적인 영화. 극중에서 김정훈은 주인공 김지훈 일병 역을 맡아 자신이 따르던 병장을 잃고, 또 북에 있는 딸이 반역자의 자식이 되지 않도록 자신을 죽여달라는 북한 공비를 앞에 두고 인간적으로 갈등한다는 내용. 김지훈(김정훈)이 고뇌하는 영화 후반에 다다르자 많은 일본 관객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눈시울을 붉히고 훌쩍거리는 등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이날 시사회장을 찾은 일본 영화배우 마쓰가타 히로키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밝힌 첫 소감으로 “많은 일본 관객들이 울었다. 나 역시 눈물이 나 얼굴이 빨개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에이에서 ‘DMZ, 비무장지대’의 일본배급을 결정하고 월드프리미어 반응이 좋다고 하더라도 영화가 일본에서 언제 개봉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국에서의 흥행 성공 여부에 따라 개봉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도쿄 | 조성경기자 c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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