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집중 님도 그러셨겠지만, 정말 가기 전에 오만가지 잡생각에 힘들었어요. 일단 언제라도 취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했고, 과연 그렇게 되면 편할까, 더 속상할까 별별 시뮬레이션도 돌려봤습니다. 다행히(지금은 확실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캐스팅 변경 연락이 오지 않았고, 오늘 오퐈는 공연 두 타임을 모두 뛰었군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일찍 와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공연 30분 전에 공연장 앞으로 내려갔는데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을 정도로... 오퐈 사건이 있은 후라 그런지 와 있는 사람들을 볼 때도 특히 애틋하더군요. ㅋㅋ 반갑수.. 뭐 이런 느낌? 오늘도 물론 오른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것은 물론입니다!
설레면서도 복잡한 심정으로 입장을 해서, 앞줄에서 매우 연식이 오래된 ㅋㅋ 언니들과 우연히 만났어요. 역시 함께 발 못 빼는 사람들을 만나면 또 힘이 됩니다요? 반갑기도 했고, 큰맘 먹고 왔을 텐데 오퐈 잘 해라.. 싶기도 하고. 오늘 자리는 3열 중앙 블럭 중에서 오른쪽에 치우친 자리였는데, 제가 지금까지 본 자리 중에서는 가장 뒷자리입니다. ㅋ 그래도 오퐈의 빛나는 눈과 아름다운 얼굴을 감상하는 데에는 지장 없었어요. (각도상 뒤통수를 많이 보긴 했지만) 배우들 애드립이 살짝씩 바뀌어 있어서 즐겁게 관람했고, 낮공연 후기와 마찬가지로 오퐈는 그런 파란만장한 사건은 짐작도 할 수 없게 열심히 프랭크가 되어 잘 연기했습니다. 목 상태는 제가 본 두 번째 공연보다는 좋았는데, 성량이 다시 조금 줄어든 느낌이었어요. 들어갈 박자 실수가 두어 번 있었고, 마지막 굿바이 마지막 굿바이 부분에서 조금 갈라졌네요.
처음 공연보다 관객 호응이 많이 적극적이어서 손가락 튕기는 오퐈가 덜 고생합니다. 오늘은 특히 박수를 열심히 쳤네요.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그것뿐이어서, 열심히 쳤습니다. 오퐈가 울고 격렬한 부분인 굿바이 직전에 관객 중 일부가 조금 웃어서 그건 속상했지만, 전체적으로 잘 웃고 리액션 좋았던 관객들이라 바늘 꽂을 데도 없는 빠순이 마음으로 용서합니다.
이것도 그냥 지레짐작일지 모르지만, 많이 말라 보여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까이 통로에서 입장과 퇴장을 몇 번 할 때마다 열심히 쳐다봤는데, 진짜 오목조목 신기하게 예쁘게 잘 모여 있는 얼굴입니다. 머리카락도 좀 정리가 돼서 머리 크기도 작아 보이고, ㅎㅎ 여전히 우는 장면에선 꼭 울고, 귀엽고 멋지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결국은 이 사람 좋아하고 있고, 이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는구나... 조금 체념에 가까운 심정으로 인정하며 돌아왔습니다. 사실은 두 시간 전에 자려고 누웠는데, 결국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 글을 써요. 이게 밤공연 보면서 졸지 않으려고 열심히 자둔 낮잠 때문인지, 공연 직전에 얻어 마신 커피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결론은 오퐈 열심히 잘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그럴 거라 믿습니다. 프로답지 못한 실수를 한 적도 있지만, 적어도 무대에서는 프로답게 해내고 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어서 오퐈와 우리 가슴에 새겨진 상처가 낫기를 바랍니다.
사실 오늘 무대 즐길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없었기 때문인지 오퐈가 더욱 많이 고마웠습니다.
죽어라 발버둥치면 절대로 죽지 않는단 거, 오퐈도 알고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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