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말경, 내 마음을 혼란시킬 정도로 예쁜 아이를 보았죠.
잘생긴 꽃미남, 전혀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그 아이땜에 취향까지 바뀌어버릴 만큼 큰 영향을 준 아입죠.
사투리 쓰는 너무 예쁜 아이, 얼굴마담일 것만 같았는데 목소리 마저 고운아이, 연약하기만 해 보이는데 은근히 터프한 아이, 놀기만 했을 것 같은데 영특하기 그지없던 아이, 누구의 성대모사든 척척 해 내서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물리치고 서세원쇼에서 토크왕을 먹은 아이, 상당히 오바스러운 귀엽고 깜찍한 짓이 너무 잘 어울려 자연스러운워 보이던 아이, 승부욕이 강해서 위험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던 아이, 웃는 모습이 세상에서 제일 이쁜 아이, 그리고 정말 잘났지만 어딘지 슬픔이 엿보이던 아이...
너무 좋아서 남들에게 말 못할 정도로 깊이 빠진 그 아이를 알고 싶어 제일 먼저 김정훈 이름석자 검색해서 찾았던 곳이 온리유엔이라는 곳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잘 나가던 신인이기도 했고, 비슷한 시점에 팬이 된 사람들이라 공감대 헝성도 잘 되고, 나름대로 알고 싶고 궁금한게 많았던 의욕넘치는 진정한 초짜팬들이라 지금 궁갤처럼 실시간으로 글이 올라오고 리플이 달리던 아주 재밌는 곳이었죠.
거기서 소중한 인연이 된 지금의 넘버투 훈아!, 마스, 야다 범띠 친구들도 만났고...
(우리 인연 정말 질기다. 그리고 이때까지 붙어있는 우리가 징그럽고 대견하다)
물론 글을 많이 올리던 편은 아니었지만....
그땐 참 할 말도 많았고 기대도 많았고 의욕도 넘첬고 정훈이에 대해 알고 싶은 것들도 많았는데...
꾹꾹 눌러 5년 넘게 이 짓을 하다보니 맘은 여전히 뜨거운데 에너지도 바닥나고 할 말도 별로 없고 달리는 것도 귀잖아져서 축 늘어져 있습니다.
노망이 불쑥 들이대기 힘든 곳이기도 하고 율이가 아주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라 들이대시는 분들이 많진 않지만 여기저기 마구 달리는 신입팬들 보면 넘치는 에너지가 부럽기도 하고 그때의 제가 생각나서 이리 두서없이 주절거려 봅니다. ^^
이해해 주세요. 오늘 저 우울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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