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지명, “까불지 말고 겸손하게 살자”
[조이뉴스24 2004-11-23 18:53]
“이 영화로 뭘 말하고 싶었냐고? 까불지 말고 겸손하게 살자 이거야.” '까불지마'로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오지명이 23일 작품에 대한 소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영화 어때? 재미없지? 재미없는 것 같아. 영화가 더 나아질 수도 있었는데, 속 사정이 있어서 그만큼 안 나와줬어. 그 점이 안타깝네.” 그는 영화 감독치고 엉뚱한 질문으로 인터뷰의 포문을 열었다. 캐릭터 코미디 ‘까불지마’를 오랜 지인인 최불암, 노주현과 함께 작업한 그는 젊은이 못지 않은 힘이 넘쳐 보였다.
그는 “감독이라는 호칭이 부담스럽다"며 새로운 직함을 쑥스러워했다. "감독이라고 부르지 말아. 하고 싶었던 일을 했을 뿐인데. 주위의 투자자들이 그냥 당신이 연출까지 하면 어떠냐고 해서 그냥 얼떨결에 한 것 뿐이야."
이 작품은 식지 않은 열정을 가진 건달 3인방의 의리 넘치는 활약상을 담았다. "늙은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라 더 맑고 밝게 찍었지." 오감독은 ‘휴먼 드라마’라 부르고 싶지만 보는 사람마다 장르에 대한 판단이 다를 듯 하다. 코미디와 액션이 조합된 영화는 웃음과 감동, 액션의 장르를 넘나든다.
오지명은 이 작품에서 주연과 감독, 시나리오까지 1인 3역을 겸했다. “처음에는 영화가 돈이 된다는 소리를 듣고 제작도 하려고 했지.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안 되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연출만 하기로 했어.” 1인3역을 감행한 이 영화에서 또다른 화제거리는 오감독의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 그는 일명 ‘호나우두 머리’라 불리는 헤어 스타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배우로서 오감독은 "중견 연기자와 신인 연기자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고 한다. “배우 오래햇다고 연기 잘하면 연기 박사게? 그런데 나 봐. 연기 못하잖아. 오히려 이문식이나 송강호같은 젊은 친구들이 세련되게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아.” 젊은 배우들에 대한 막힘없는 생각 때문인지 이 작품에는 연기 경험이 없는 임유진, 김정훈, 이진성 등 신인 연기자가 대거 기용됐다.
“최불암이야 연극할 때부터 워낙 잘 알던 사이고, 영화 하자 했더니 하겠다고 하대. 그래서 같이 한거지. 노주현은 우리처럼 얼굴 ‘썪은’ 사람들만 나오는데 미끈한 사람 하나 데려다 놓자 해서 섭외하게 된 거지.
김정훈은 가수하는 걸 봤는데, 잘 생긴 것을 떠나서 너무 예쁘게 생겼더라 이거야. 그런데 왜 배우로 못 뜰까 하는 마음이 있었지. 그래서 한번 시나리오라도 보라고 보내줬는데 하겠다고 했대. 매니저가 엄청 반대했는데도 말야. 그래서 내가 쟤만 나오면 예쁘게 잡아 줄려고 무지 노력했어.”
가수 출신의 임유진과 운동선수였던 이진성도 오감독이 직접 지목해 캐스팅된 경우다.
“젊을 때 잘 나갔지. 150편 정도를 주인공으로 출연했으니. 하루에 다섯 개를 찍었어. 주유소 간다고 몰래 도망쳐서 다른 촬영장에 가기도 했지. 정창화 감독이 내 액션을 좋아하셨지. 그래서 홍콩 왕우와 영화 찍으라고도 하셨고. 홍콩 쇼브라더스에서도 나를 욕심 많이 냈어. 그런데 당시에 출연료가 적어서 홍콩 안 갔지. 젊은 시절에 내가 까불거리면서 살았거든. 그렇게 살지 말라고 제목을 ‘까불지마’라고 지은거야.”
이 작품에는 오랫동안 영화판에 몸 담아온 그의 인생이 녹아있다. 첫 작품이라 아쉬움도 크고 욕심도 많았다. 그러나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영화 제작 현장을 훨훨 날 수 있는 고목들이 있다는 것은 참 마음 든든한 일이다.
/정명화 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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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잡아줄려고 노력하셨다는 오지명감독님..
울 오퐈.. 예쁜 모습 기대해도 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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