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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의 독립시대 No. 3
2000년쯤이었을까. 한 심야토크쇼의 게스트석에서 일어나 곱상한 얼굴로 조영남의 <화개장터> 모창을 구성지게 해 내던 남자 신인 가수를 기억한다. 준비한 모창과 성대모사 십수가지를 쪽지에 적어 들고 나와 쥬크박스처럼 개인기를 선보이던 그가 바로 남성 듀오 UN의 김정훈이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김정훈은 아이돌 가수에서, 엔터테이너로 그리고 연기자로 쉬지 않고 달려왔다. 조금씩 허물을 벗 듯 달라지고 있는 그의 행보는 급하지 않지만 꾸준하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궁>의 '율' 을 거쳐, 가수로서 일본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정훈.
지금 그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_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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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의 독립시대] "당신들이 바라는대로만 살지 않겠어"
[2006-06-12 00:00]
<궁> 이후 일본 진출을 계획 중인 김정훈을 만나다
잘생긴 얼굴과 화려한 학력, 그 두 가지만으로도 남보다 많은 걸 가지고 시작했다. 데뷔 6년, 그 사이 UN은 해체하고 김정훈은 서울대를 그만 뒀다. 스물일곱에 드디어 자신의 존재 자체만으로 평가받는 기회를 얻은 그는 이제부터가 자기의 진짜 모습일 거라고 말한다. 니트가 잘 어울리지만 트레이닝복을 제일 좋아하고, 여전히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더 이상 앳되지만은 않은 남자 김정훈을 만났다.
이젠 길거리에서도 담배 피운다
<궁> 이후 사람들이 김정훈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고 본인도 달라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김정훈 만약 <궁>을 한 10부까지만 하고 끝냈다면, 나는 UN 시절의 이미지로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항상 곱게 자란 애로만 생각하다가 드라마가 중후반 넘어가면서 제법 독기를 품을 줄 알고 뭔가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바뀐 것 같다. 솔직히 내가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다 얻지는 못했지만 절반 이상 달라지기는 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지나가면 담배를 피우다가도 숨겼다. 그런데 이제는 그냥 피운다. 드라마를 통해 나를 표현하는 게 익숙해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보다 거리낌이 없어졌다.
<궁>에서의 율을 간단히 정의한다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김정훈 <궁>의 주인공 네 명의 모습은 그냥 요즘 사람들의 모습인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캐릭터들이 혈액형별로 나눠져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는데, 율은 AB형, 채경은 O형, 신은 A형, 효린은 B형이라는 느낌이다. 그 중에서 율은 항상 뭔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피해의식이 있고, 더 많은 걸 바라면서도 사람들에게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궁> 7회에 보면 율이 거울을 보며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나는거울속의나를진찰하고근심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라는 이상의 시를 읊는 부분이 있는데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라고 들었다.
김정훈 촬영 기간 중 집에서 거울을 보다가 떠올랐다. 마침 그때가 율이 머리색깔도 바꿀 때쯤이라 드라마에서의 모습이나 나 자신과도 닮은 것 같아서 작가님께 전화를 해서 거울을 소재로 넣어보면 어떨까 얘기를 했다. 굉장히 좋아하시더라.
율의 캐릭터는 앞에 말한 거울 장면이나 어른들 앞에서 “채경을 연모하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처럼 늘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에서 드러난다. 그런 미묘한 표정의 뉘앙스로 율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나. (ID lien777님께서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김정훈 나에게는 이게 첫 연기였고, 막판에는 나름대로 “내가 진짜 끓어오르는 게 있구나” 싶은 느낌도 받았지만 사실 초반에는 컨셉트라는 게 없었다. 촬영을 계속하면서는 나와 율이 성격이 비슷해서 편했던 것 같다. 현실에서 감정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좋을 때 웃는 표정,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짓는 표정, 싫을 때 짓는 표정 같은 것들을 그대로 연기했다.
꼭 필요하다면 사람들이 말리는 일도 저지를 거다
율이 황실 어른들 앞에서 채경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바로 그 장면으로 인해 나라의 운명이 갈리고 많은 사람들의 운명도 조금씩 바뀌게 된다. 만약 현실에서 본인의 선택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이나, 큰 조직의 운명이 달라지는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 같은가.
김정훈 꼭 필요한 선택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말려도 저지를 거다. 어차피 내가 쥐고 있는 운명이라면 바꿔야지. 지금까지도 그렇게 살아왔다.
<궁> 이후에 출연한 단막극 <안개시정거리>에서 연기한 윤수라는 캐릭터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미술잡지의 기자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청년이다. 김정훈과도, 율과도 전혀 다른 캐릭터였는데.
김정훈 많이 달랐다. 율은 궁녀들이 인사를 하면 친절하게 받아주면서도 속으로는 “윗사람인 내가 너희한테 아량을 베풀어준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왕자다. 하지만 윤수는 사무실에서 졸다가 상사한테 걸리면 쫄고, 회사 일이 꼬이면 짜증내는 보통 사람이다. 이런 일상적인 캐릭터가 새로웠다. 그래서 “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다면”이라는 느낌으로 접근했다.
왜 엄마들이 자식들을 누군가와 비교하려 할 때 “엄마 친구 아들은… ”이라고 하지 않나. 김정훈이야말로 ‘엄마 친구 아들’처럼 완벽한 인물이라는 선입견이 많다. 남이 바라보는 김정훈과 자신이 보는 김정훈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ID dress0120님께서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김정훈 내 성격은 율의 이중성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따뜻한 미소천사로서의 모습이 나에게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와 상반되게 집착도 있고, 욕심도 있고, 들이댈 줄도 아는 모습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나를 ‘엄마 친구 아들’로 봐왔다면, 지금의 나는 그것과 동시에 ‘경상도 한량’의 모습이 공존하는 양면성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인정받으려고 하는 시기인 것 같다.
나는 ‘짬짜면’, 극과 극이 섞이지 못한다
그런 자신의 캐릭터를 간단히 정의 내린다면.
김정훈 ‘짬짜면’ 같다. 딱 나눠져 있다. 섞여 있는 게 아니라 항상 반대 이미지가 있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가 못하고 두 가지가 극과 극으로 분명한 성격이고. 그래서 인간관계가 좀 매끄럽지 못하다고 느낄 때는 중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기 전 UN의 멤버로 활동하던 당시 김정훈은 잘 웃고 미남이지만 딱 거기까지의, 능동적이라기보다는 수동적이라는 느낌의 연예인으로 보였다.
김정훈 TV에서 주로 나를, 어디에서나 ‘띄워주는’ 분위기였다. 학교 때문이었을 거다. 거기에서 내가 부정하거나 민망해하면 분위기가 썰렁해지니까 그냥 받아들였다. 그런데 계속 그런 ‘서울대’ 이미지니까 방송에 나가도 별로 보여줄 게 없고, 괜히 바보 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2, 3년 전부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나가는 걸 꺼려했다. 잘한 일인 것 같다. 만약 방송에서 MC들이 만들어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면 지금보다 연기하기가 더 힘들었을 거다. 지금은 인터뷰를 해도 나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대신 편하게 얘기한다.
지금은 보여주는 것보다 하고 싶은 걸 한다는 말인가?
김정훈 그렇다. 방송에서 허락하는 한에서는 평소와 똑같이 할 수 있다.
예전 기사를 보니까 처음 연예활동을 시작할 때는 당시 다니던 서울대 치의예과 선배 김형규씨처럼 연예 활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던데.
김정훈 그땐 뭘 몰랐다. (웃음)
인터뷰 때마다 얘기 나올까봐 무서운 것
결국 서울대 치의예과를 그만두고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편입을 했다. 두 학교에 대해 갖는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다.
김정훈 중학교 때부터 항상 공대에 가겠다고 생각했는데, 대입 원서를 쓸 때까지 진로라는 게 그렇게 전략적인 건 줄 몰랐다. 사립이고 평준화 고교다 보니까 부모님보다 선생님들이 더 신경을 많이 쓰셨다. 마침 1997년 IMF 때문에 집안도 좀 어려워지고, 다들 전문직을 해야 되지 않겠냐고 하더라. 결국 결정은 내가 했지만 입학하고 나서 4월부터 과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매니저들을 만나고, 일을 하게 되면서 학교는 대충 졸업하자는 생각도 좀 했는데, 결국 위험해져서 그만두게 되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 내가 업고 있는 뭔가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은 든다. ‘서울대 치의예과를 다니는 녀석’이라는 간판을 포기한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에게는 후회 안 한다, 후회했으면 왜 그랬겠냐고 말을 하는데 사실은 안 하려고 노력하는 거다. 그래서 인터뷰할 때마다 이런 얘기가 나올까봐 무섭다. 계속 생각나니까. 그래서 그냥, 다르긴 하지만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끼려고 노력 중이다.
그 정도로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길에서 벗어나기란 사실 쉽지 않을 것 같다.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당신에게 ‘하고 싶은 일’이란 어떤 의미인가.
김정훈 두 가지가 있다. “좋아한다” 그리고 “나쁘게 되기 싫다”이다. 전자는 말 그대로 좋아하기 때문이고 후자의 예를 들면, <궁> 막바지에 율은 굉장히 수척해 보여야 했다. 그런데 계속 잠을 못 자고 밥을 많이 먹었더니 얼굴이 막 붓는 거다. 그래서 새벽 다섯 시에 촬영이 끝나고 그날 정오부터 다시 촬영이 있으면 세 시간만 자고 아침부터 계속 운동을 했다. 작품에서는 연기 못지않게 비주얼적인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서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잘 해내려고 노력해야지.
공대 얘기가 나왔는데, 인터뷰나 TV 출연 모습을 봐도 감성적이라기보다는 이성적이고 계획적인 스타일로 보인다. 수년 전 신인일 때 <서세원쇼>에 개인기 리스트를 쭉 적어가지고 나온 걸 본 적도 있고, 연기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짜놓고 한다는 느낌이 든다. 평소에는 어떤가.
김정훈 난 좀 게으른 편인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주위 사람들이 굉장히 피곤했을 거다. 말이 안 되는 얘기긴 하지만, 내가 게을러서 늦기는 해도 다른 사람들이 늦는 건 못 본다. 게으른 부분을 뺀다면 다 자세히 계획을 세우고 틀을 만들어서 그대로 움직이려고 하는 편이다.
만약 어느 순간 연예인이나 연기 자체에 흥미를 잃는다면 다른 길을 찾게 될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하던 일이니까 계속할 것인가.
김정훈 그런 날이 온다면 그땐 이미 다른 걸 하고 있을 것 같다. 하기 싫은 일을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냥 이것저것 일 벌이는 걸 좋아해서 지금도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고, 다른 분야에서 생각하고 있는 일도 있다.
“좋아한다” 그리고 “나쁘게 되기 싫다”
직접 얘기를 나누어보니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김정훈과 실제의 당신은 많이 다른데,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김정훈 비슷해 보이는 거라도 덜 익은 것과 익은 것에는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모습이라면 좀 까부는 역할, 류승범씨 정도까진 못 돼도 <옥탑방 고양이>에서 김래원씨가 했던 역 같은 걸 해보고 싶다.
그런 걸 보면 겉으로는 곱고 순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난스럽거나 껄렁대는, 소위 ‘깨는’ 면도 좀 있는 것 같다.
김정훈 옛날에는 팬들이 “너무 좋아요!” 하면 “감사합니다-” 그러고, “저 어때요?” 그러면 “너무 이쁘세요.” 그랬다. 그런데 요즘에는 누가 “너무 좋아요!” 그러면 “말로만?” 이러고, “저 어때요?” 그러면 “못생겼어!” 라는 식으로 받아친다. 이게 원래 내 모습이다. (웃음)
보기보다 장난기가 있는 모양이다. 디시 인사이드에 팬들이 만든 ‘김정훈 갤러리’에 직접 글을 남겼는데 “김정훈 사장입니다”라는 인사와 “종이는 접으라고 있는 거다”, “소수가 아니면 숫자라 부르지 말라” 같은 ‘5대 이념’이 팬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재미로 하는 일에도 공을 들이는 편인 것 같다.
김정훈 그런 곳이 있다고 해서 가봤는데,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팬들이 사용하는 특이한 말투를 나름대로 업그레이드했다. 팬들이 나더러 “사장님”이라고 부르니까 나도 사장님처럼 경어체를 쓰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를 만들어냈다. “우리 회사의 5대 이념”이라는 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쓴 말인데 사람들이 계속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나한테 뜻을 물어보면 대답을 회피한다. (웃음) 아무튼 계속 썼다 지우고, 올리기 전에 여러 번 다시 읽어 보면서 재밌게 쓰려고 했다.
<궁> 2, 마음을 종이처럼 접어서 귀환하는 걸로 시작?
우리나라에서 방영할 때부터 <궁>이 일본이나 중국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들었다.
김정훈 7월부터 일본에서 <궁>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나로선 좋은 일인 것 같다. 일본의 경우 <궁>과 별개로 추진하던 프로모션이 있었고, 그걸 가시화시킬 때가 된 것 같다. 조만간 일본에서 노래를 할 생각이다. 일본어도 배우고 있는 중이고. 중국에서의 인기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 가서 알았다. 해적판을 많이 봤더라. 그래서인지 중국에서 드라마나 영화 섭외가 들어온다. <궁>을 봤던 친구들이 많으니까 인지도가 생긴 것 같다. 중국에서 드라마를 한다면 말이 문젠데 더빙을 하게 되지 않을까? 앞으로 일본이나 중국 등 동북아시아 활동을 생각 중이다.
<궁> 시즌 2에 대해 다양한 가상 시나리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율이 안드로메다에서 외계인들과 함께 돌아와서 다들 쏴죽이고 시작한다는 과격한 설정도 나왔다.
김정훈 그거 좋은데. (웃음)
본인이 생각하는 <궁> 시즌 2의 시나리오는 어떤 건가?
김정훈 그냥 재미로, 내 중심적으로 생각을 해보겠다. 신과 채경은 둘이 잘살라고 하고, 나는 마음의 상처를 너무 많이 입어서 약간 성격이 이상해져서 돌아오는 거다. 마음을 종이처럼 접을 수 있게 되는 거지. 그래서 황족이기도 하니까 여자를 막 많이 만나고 다니는데 황실에서는 그걸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거다. 그러면 완전히 시트콤이 되겠다. (웃음)
바람둥이라면, 반드시 돌아온다
사실 많은 이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이걸 테다. <궁> 시즌 2에서도 계속 얼굴을 볼 수 있을까? (ID hjmin21님께서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김정훈 솔직히 모르겠다. 문제는 첫 번째 시즌 마지막에서 4명의 주인공 모두가 궁 밖으로 떠났다는 거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줄 건가. 우리 얘기가 될지, 또 다른 이야기를 할지 나도 궁금하다. 그리고 그때 아마도 일본에 있을 것 같기 때문에 모르겠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혹 여자에 둘러싸인 바람둥이가 되는 내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일본에서 바로 달려올지도 모르지. (웃음)
인터뷰 강명석, 최지은 · 정리 최지은 · 스타일리스트 김희진 · 의상 코데즈 컴바인, 지오 송지오, 이신우 옴므, 슬링 스톤(by 박종철), 브리티시 나이츠, 디젤, 스몰 프렌즈 · 구두 레노마
기사 출처 : 매거진T www.magazine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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