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말한다
"어머니 절 황제로 만들어 주세요."
그가 신에게 말한다.
"난 법도를 부술 거야."
이슬과 바람을 머금은 백합.
온실을 나와 채경이라는 바람을 맞아
꽃잎을 우수수 떨어뜨린다..
흑합이가 될 거라 했다.
그의 차가워진 눈과, 엄마를 향한 외마디 절규, 신이를 향한 싸늘한 경고..
날생선을 씹으며 결연히 되뇌어보아도
그는 흑합이 되진 않았다. 아니 될 수 없었다.
사랑이라는 무서운 독은
그를 흑합이로 만드는 대신,
그의 속을 까맣게 태워버렸다..
세상을 향해 뿜는 암흑의 포스가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해 되돌아 오는 독이 되어버렸다.
산산히 부서진 마음의 골 사이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커다란 백합 꽃잎 한 잎 한잎
그의 눈물 처럼 뚝뚝 떨어져내린다..
끝까지 버티고 있던 몇 장의 꽃잎도..
먼 미래에서도 피해 가라는 바람의 말을 듣고
그만 그 잡은 손을 놓아버렸다.
더 이상 피어 있을 수 없다. 버티고 잇을 수 없다..
고개를 숙인 백합
따뜻한 엄마의 손길이 꽃잎을 다독여 애써 일으키려 하지만,
기력이 쇠진한 백합..
눈물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 손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활짝 피지도 못한 백합 한송이..
모은 두 손 안에 안쓰럽게 놓여져 있는 백합 한 송이..
그 서러운 향기를,
내 뜨거운 눈물에 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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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쓰신 글이라서 퍼왔어요. 마클에도 올렸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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