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명색이 왕족인데 말이…＂
드라마 ‘궁’ 말타기 연습，조련사만 없으면 무시 요지부동
그룹 ‘유엔’ 출신의 가수 김정훈은 요즘 ‘신인 티’가 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익숙하진 않아도,딱히 싫지만은 않은 말이다. 난생 처음으로 말 타기,원투스리 카메라 시선 처리하기,어려운 대사 연습하기…. 신참 연기자에게는 하루라는 시간이 참 짧다. 내년 1월 방영예정인 MBC 드라마 ‘궁’에서 윤은혜 송지효와 함께 화려한 ‘로열 패밀리(왕족)’로 등장할 김정훈이 그간의 근황을 털어놨다.
#‘궁’? 만화로 벌써 봤지롱∼
정확히 1년 전 김정훈은 만화책 ‘궁’을 집 앞 만화 대여점에서 우연히 빌려다 봤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차 안과 집안 이불 속에서 한장 한장 킬킬대고 넘기면서 재미있게 본 바로 그 만화책. 당시 바쁜 스케줄 와중에 금쪽 같은 휴식기간을 갖게 된 김정훈이 집 앞 만화 대여점의 아주머니에게 ‘무지 재미있다’며 권장받은 만화책이 바로 알고 보니 ‘궁’이었다. 물론 당시 김정훈은 이 만화영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제작될 것이라는 사실,자신이 이 만화책의 또 다른 남자주인공인 ‘율’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율은) 겉으로는 친절하고 환하게 웃지만 야누스적인 인물이에요. 아버지가 포기한 왕세자 자리에 대한 꿈이 남아있죠. ‘언젠가 저 자리는 내 것이 될 거야’ 하고 생각하면서요.”
세상을 떠나기 전 왕세자를 포기하고 자유를 선택한 아버지와 공주 같은 어머니 심혜진. 그 사이에서 태어나면서 왕위에 대한 헛된 꿈을 키워가는 인물이 바로 ‘율’ 김정훈이다.
“재미있어요. 왕족이라는 신분을 소화하기 위해 말타기를 배우는데 그게 가장 힘이 들어요. 제 말이 조련사만 자리를 비우면 제 말을 깡그리 무시해서 움직이질 않아요.”
#정훈이 오빠한테 X 냄새 난데요∼
더러움을 감내하는 용기도 필요했다. 김정훈은 최근 윤은혜 등 주연배우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연못에 빠지는 장면을 촬영했다. 추운 날씨에 다리부터 온 몸을 적시는 차가운 수온. 온갖 벌레들이 떠다니는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는 연못이었지만 이날 카메라 앞에서는 맑고 깨끗한 연못에서 흥겹게 물장난 치는 모습을 연출해야 했다. 옆에서 촬영을 지켜보던 많은 제주도 학생팬들이 김정훈에게 사인을 요청하러 다가왔다가 “어,진짜로 오빠한테 냄새 많이 난다”면서 발걸음을 돌렸을 정도. 옆에 있던 매니저와 코디네이터조차 수건 하나만 건네준 뒤 김정훈 곁에서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바로 목욕탕에 가서 박박 씻었는데 머리카락 사이 사이까지 썩은 연못물이 뱄는지 다음날까지 냄새가 진동을 했어요. 목욕탕에 곧장 갔는데 옆의 아저씨들이 빤히 쳐다보면서 코를 막고 옆 라인으로 가시더라고요.”
힘들다,괴롭다,울상일 법할 촬영여정인데 가수 시절보다 유독 표정이 밝다.
“더 열심히 할 거예요. 제가 하고 싶던 연기를 하게 된 거니까,‘김정훈 답게 똑소리 난다’는 소리는 한번 들어봐야죠.”
/김성의 zzam@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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