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먹고 느긋하게 앉아 있는데,
룸메가 갑자기 "아 맞다! 유엔 포항와?" 하더라구요.
나 - "어? 몰라? 왜??왜?@_@"
룸메 - "오다보니까 현수막에 박미경, UN이라고 있던데?"
나(다급해져서)- "어디에 어디에? 먼데? 잘 봐야지~"
라며 다그쳤고..ㅡ.ㅡ
룸메 - "UN이라고 써있었어. 분명히.. 어디 지나서 어느 병원 가는 길 지나서 우측에..우짜고저짜고#$#@*#%"
현수막 위치를 설명해주었고..
발령으로 이사와서 이제 곧 떠날 때가 되었으나 아직도 포항 지리를 잘 모르는 저로써는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나 - "(심하게 업된 기분을 누르며..)낼 까지 꼭 알아와~"
이렇게 일단락 지어진 듯 하였으나..
저는 평소와 다름없이 침대에 누워 정훈이의 라디오를 듣고,
옆에서 룸메와 우리 꼬맹이는 씨름을 하고 책을 읽고 있는데,
저더러 뭐라고 묻습디다.
꼬맹이&룸메 - "#@$%#^$#@??? 응응응??"
(못들은 저.. 시무룩하게)
나 - " 나 지금 집중이 안돼..라디오도 먼소린지 모르겠어..사실.."
룸메 - "나가자 나가~ 확인하고 오자~!"
나 -(벌떡) "그랫!!"
시간은 11시 30분이 좀 넘었고..
룸매와 저는 잠옷 위에 대강 입고..
우리 꼬맹이는 내의차림에 대강 말도 안되게 입혀서 세 식구 밤출동 나갔었드랬죠.
룸메가 말했던 그 장소를 두바퀴 돌아도 현수막은 없었고..
풀 죽은 저는...(평소 앵벌이 시킨다고 구시렁대더니..온다고 이렇게 들뜬건 머래요.ㅡ.ㅡ)
룸메 직장부터 집에 오는 길을 쭈욱 훑어보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차마 말 못하고 있을때..
룸메 - "진짜 있었는데..에이 열받네..(씩씩~) 시내까지 가보자!"
(평소 같으면 별일 아닌거에 목숨건다고 투덜거렸을텐데..)
나 - "(벌어진 입을 다물며)그래그래~" 했죠.
그래서 오밤중에 포항 시내를 돌며..눈은 여기저기 건물 사이로 시선을 둔채..
드디어 발견!!!.
"저기있다!!!!!!!"
현수막의 'UN' 글자만을 보며 감동한 저..
준비해간 디카로 한방 찍자.. (이것도 룸메가 가지고 가라고 해서 가져간 것임)
룸메 -" 그렇게 하면 잘 안나와"
하며 손수 찍어주시고(존대말이 절로 나옵니다).
이리하여..확인한 결과.
17일날 새로 단장하는 나이트에..애들이 온댑니다.(갑자기 다운모드..또 앵벌이..ㅠ_ㅜ)
저..우아하게 앙선생님 패션쑈는 못가지만..
이 누추한 시골까지 온다는데..나이트..가..가봐야 겠죠?ㅠ_ㅜ
같이 따라나서준 꼬멩이..
처음부터 포항시내를 몇바퀴를 돌며 집에 도착하는 내내
"엄마 우리 지금 어디가?" 하는데..
할말이 없더군요..
변변한 대답도 안해줬는데..징징거리지 않고 앉아있어줘서..고마웠답니다.
"건아..엄마 어제..혀..현수막 찍으러 갔어.."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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